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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판례리뷰] 특별퇴직 근로자에 대한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

  • 작성자 : 노무법인 두레
  • 작성일 : 2023.04.22
  • 조회수 : 1169

【판결 요지】


특별퇴직자들에 대한 재채용 행위 자체는 특별퇴직자와 피고 사이의 종전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피고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으로서 성질을 가진다.? 


원고들의 특별퇴직 신청에 관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의 효력을 배제하고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조건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그와 같은 개별합의가 성립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개별합의는 피고의 재채용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반하여 원고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로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이므로 그에 대하여는 여전히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적용된다. 



사실관계이다. H은행(이하 ‘회사’)은 2007.7. 노사합의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에게 임금이 감액되는 임금피크제로 정년을 1년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회사가 제시한 혜택을 받으며 특별퇴직할지를 선택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2009.1. 회사는 임금피크 연령과 기간을 ‘만 55세부터 만 58세까지(4년)’에서 ‘만 56세부터 만 59세까지(4년)’로 상향하고, 임금피크제 기간 중 받게 되는 총 급여의 기본 지급률을 250%(80%, 60%, 60%, 50%)에서 170%(50%, 50%, 40%, 30%)로 변경하는 임금피크제 개선안을 마련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 노사가 합의한 임금피크제 개선안에는 근로자가 특별퇴직을 선택하는 경우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면,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을 갱신하고 월 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이하 ‘재채용 부분’)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회사는 2016년 상반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안내하였고, 특별퇴직을 선택한 근로자들은 2016.5.31. 자로 퇴직하였다. 특별퇴직자들은 회사가 자신들을 재채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퇴직일 다음 날부터 만 58세에 도달하는 달의 말일까지 발생한 임금, 퇴직금 상당액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대상판결의 첫 번째 쟁점은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취업규칙상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데, 이 사안에서 ‘근로관계 종료 후’, ‘채용’에 관한 규정이므로 회사측 주장과 같이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자에게 재채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만을 부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여 회사가 재채용 의무를 부담하는가이다.  


취업규칙에 관한 판례법리를 살펴보면,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하는 것이고(대법원 1998.11.27. 선고 97누14132 판결),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대법원 1992.6.23. 선고 91다19210 판결). 한편 대법원이 채용에 관한 기준은 취업규칙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2.8.14. 선고 92다1995 판결). 이와 같은 판례법리에 비추어 재채용 부분이 ‘퇴직’ 이후 ‘채용’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 다투어진 것이다. 


대상판결은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설시하였다. 요컨대 특별퇴직 관련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두 번째 쟁점은 취업규칙의 해석과 적용이다. 우선 취업규칙은 그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는 판례법리가 정립되어 있다(대법원 2020.11.26. 선고 2017두70793 판결). 대상판결은 재채용 자체를 특별퇴직에 대한 혜택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임금피크제 개선안의 재채용 부분은 재채용을 신청할 기회만 부여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해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재채용 ‘의무’가 아니라 ‘기회부여’라는 주장에 대하여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조건 중의 하나로서 특별퇴직을 선택한 근로자에게 특별퇴직 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어 근무기간 동안 정해진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고,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을 부여할 경우 회사의 재량에 의하여 위와 같은 지위가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특별퇴직조건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변경을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나아가 회사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위와 같은 변경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시하여 재채용 부분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이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회사는 재채용 부분에 대하여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조건으로 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근로자들과 회사 사이에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의 효력을 배제하고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조건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근로자들과 회사 사이에 그와 같은 개별합의가 성립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개별합의는 회사의 재채용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재채용 부분에 반하여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로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이므로 그에 대하여는 여전히 재채용 부분이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현재 중고령 근로자가 임금이 감액되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으면서 계속 근무할지, 아니면 특별퇴직금과 별정직 등 재채용의 조건으로 퇴직할지 선택해야 할 경우가 적지 않다. 대상판결은 특별퇴직 근로자의 대우를 정한 노사합의는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특별퇴직 근로자의 대우를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가 적용되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는 개별합의는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확인하였다. 따라서 특별퇴직에 따른 별정직 등 재채용이 ‘단지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라면 노사합의로 명시하고, 이 사항을 근로자에게 주지해야 재채용 의무를 면할 수 있게 된다. 



노상헌(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